发表于2024-11-10
24년간의 대화 pdf epub mobi txt 電子書 下載 2024
한국 작가주의 영화의 새지평을 연 김기영 감독과 삶과 작품 세계를 보여주는 대담집. 평생 김기영 감독을 스승으로 모셔온 지은이가, 24년에 걸쳐 그와 나눈 대화를 기록했다. 김기영 감독의 영화 인생에 바치는 애정 고백이자, 그가 남긴 생애 32편의 작품에 대한 꼼꼼한 주석으로 읽힌다.
1955년 데뷔한 김기영 감독은 가혹한 군사정권의 검열, 통제 속에 힘겹게 작품 활동을 이어갔다. 그런 가운데 '하녀(1960)'라는, 한국영화사에서도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는 걸작이 그의 카메라에서 탄생했다. 2000년대 초반 젊은 관객층으로부터 재발견되어 '한국영화의 컬트의 아버지'로 추앙 받은 그는, 마지막 영화 '악녀'를 완성하지 못한 채 생을 마쳤다.
김기영 감독이 영화계에 입문하기까지의 과정과 영화감독으로서의 삶, 그리고 마지막 영화를 만들기 위해 노구를 이끌며 충무로를 방황했던 그 세월의 흔적들을 담아내고자 했다. 두 사람의 대화는 당시 영화학도이던 지은이가 김기영 감독의 19번째 연출작인 '파계'에 말단 연출부 생활을 하게 되면서 시작되었고, 그가 다시 재기를 꿈꾸며 또 다른 영화혼에 들끓던 사망 직전까지 계속되었다.
유지형의 한 마디
감독님은 나를 기특하게 보고 계셨다. 그건 바로 나의 질문 때문이다. 나는 이미 감독님의 극장 개봉 영화를 거의 다 외고 있었다. 장면이며 대사며 시퀀스까지 줄줄이 꿰고 있던 차였고 감독님의 영화에 대해 묻고 싶은 것도 많은 차였다. 내가 처음으로 감독님께 물은 질문은 "감독님, '병사는 죽어서 말한다'(1966년)의 타이틀 백 그거 어떻게 찍으신 거예요?"라는 말이었다.
그러자 감독님은 어린놈이 그 영화를 어떻게 보았지? 하며 경이로운 눈빛으로 친절히 타이틀 백의 촬영과적을 설명해 주셨다. 이후 나는 감독님한테는 귀찮은 질문자가 되고 만다. 영화를 찍으며 아마 많은 것을 묻고 답하고 그런 것 같다. 어느 때는 내가 묻지 않으면 당신 스스로 내게 다가와 질문과 답을 동시에 주시기도 했다. 헌팅을 가거나 촬영 준비 중에도 그 같은 행위는 계속되었다.
그리고 나는 감독님의 문하를 떠나 다른 감독님과 작업을 하면서도 틈틈이 감독님을 만나 뵈었다. 감독님의 영화 시사회장에 불청객으로 찾아가 영화를 보며 그 영화에 질문도 많이 던졌다. 그때마다 감독님은 친절히 나의 질문에 답해주셨다.
어느 때 나의 건방진 질문에는 당황도 하시고 때론 난색을 표하셨다. 그리고는 곤란한 질문에는 그 특유의 눈을 껌뻑이시며 전혀 못 들은 척 하시며 딴전도 피우시고 이 질문에 저 질문으로 답하시는 둥 아이 같은 순진한 투정을 부리시기도 하셨다. 이런 질문과 답의 대화는 감독님을 만난 1975년부터 돌아가시기 직전까지 24년 동안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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